이 그림의 정의와 조선 시대 호랑이나 표범을 통칭하는 이름인 《범》의 다양한 이름을 알아봅니다. 이 그림의 상징하는 것과 그 의미를 살펴보고 이 그림이 들어간 병풍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그림과 관련된 민화 전시도 살펴봅니다.
1. 호피도(虎皮圖) 정의와 범(Leopard and tiger)의 이름
민화에서 호피도(虎皮圖)는 범(Beom)의 가죽을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표범 가죽 그림이라고 하지 않고 「호피도(호랑이 가죽 그림)」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와 표범을 구분 없이 범(Beom)으로 불렀습니다. 호랑이는 한자어이고 범(Beom)이 우리나라 말입니다. 범(Tiger and TigerLeopard)을 부르는 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호랑이는 검은 줄무늬가 있다고 하여 《줄범(Julbeom)》으로 불렀습니다. 갈범(Galbeom), 갈호랑이(GalHorangi), 칡범(Chikbeom), 참호랑이(Chamhorangi) 모두 호랑이를 의미합니다. 한자어 갈(Gal)이 칡(kudzu)을 의미하여 《갈범(Galbeom)》은 《칡범(kudzu tiger)》과 같은 말입니다. 표범은 돈 혹은 매화 무늬를 닮은 얼룩이 있다고 하여 《돈범(Donbeom)》 으로 불렀습니다. 알락 범, 매화 범, 돈점박이, 개 호랑이 모두 표범을 의미합니다. 《알락(Arlark)》은 원래의 바탕에 다른 컬러의 점이나 줄 모양이 섞인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개호랑이》는 호랑이와 흡사하지만 다른 것이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됩니다. 《돈점박이》는 몸에 엽전(葉錢, brass coin) 만 한 점들이 박혀있는 말을 의미합니다.
2. 호피도(虎皮圖)의 상징과 의미
호랑이는 힘과 용맹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표범 가죽이나 호랑이 가죽은 옛날부터 잡스러운 귀신이나 악귀를 막는 수호의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호랑이 신체 일부를 가지면 나쁜 병이나 나쁜 귀신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불로 인한 재해, 물로 인한 재해, 바람으로 인한 재해를 막아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결혼하는 신부의 가마 뚜껑에 호피를 덮어주기도 하였습니다. 범(Beom) 가죽은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후에는 호피를 직접 그린 그림으로 대체하기도 하였습니다. 호피 그림은 병풍으로 많이 제작하였습니다. 《흉배(Hungbae 胸背)》는 조선 시대에 왕의 곤룡포와 그의 신하들 입는 관리의 복장에 가슴과 등에 달았던 장식품을 의미합니다. 어떤 동물이 장식되었는지 그 동물로 그 사람의 신분과 직위를 나타냈습니다. 조선 시대 무신(武臣, 장군 같은 군인을 말함)의 관리의 복장에 한 마리나 두 마리의 호랑이를 수놓아 네모난 형태로 가슴과 등에 부착했습니다. 왕이 일할 때 입는 옷인 곤룡포에는 호랑이 대신하여 용이 자수로 들어갔습니다. 호피도(The painting of leopard and tiger pattern)는 범(Beom)의 무늬를 그린 그림으로 나쁜 귀신과 나쁜 병, 자연 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3. 이 그림을 그린 작품 소개
호피장막도(Hopijangmakdo) 작품은 호피 가죽 (표범 가죽)이 길게 8폭 병풍에 드리워진 가운데 2폭의 장막만이 걷어 올려 있습니다. 장막을 들어 올린 곳에는 책상과 책, 안경, 먹을 가는 물건과 붓, 먹, 연적, 주전자와 수저, 공작 깃털과 촛대, 부채, 긴 담뱃대 등이 책거리 그림 형태로 그려졌습니다. 표범 가죽의 무늬가 매우 고르게 장식된 것과 다르게 책거리가 펼쳐진 곳은 자유분방하게 물건들이 그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더욱 대비되며 그림에 이목이 쏠립니다. 원래 이 그림은 호피만 가득 그려졌는데 그림 주인의 요청에 의해 책거리가 추가로 그려졌습니다. 무신武臣이지만 학문도 뛰어나다는 욕망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무신(武臣, 군인)이지만 학식(學殖, learning)도 뛰어나다는 욕망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이 그림은 삼성 리움 미술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호피 무늬 병풍은 세상을 떠난 이건희 회장 개인 미술품 컬렉션 중 하나로 표범 무늬 병풍입니다. 그의 유족들이 이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습니다. 첨부한 이미지는 이 호피 무늬 (표범 무늬) 병풍입니다. 호랑이와 십이지(十二支)를 그린 병풍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한 병풍으로 양면에 모두 그림이 들어간 병풍입니다. 《십이지신》이 그려져 있으며 그 반대편에 패턴이 각각 다르게 그려진 범(Beom)이 있습니다. 패턴으로 호랑이와 표범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4. 호피도(虎皮圖) 관련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 전시관 2층 서화실Ⅱ에서 2022년 5월 3일부터 9월 4일까지 호랑이 그림을 모아 특별 전시를 합니다. 전시 작품은 호랑이 그림이 들어간 병풍, 호랑이를 사냥하는 그림(호렵도 胡獵圖)을 포함하여 18점을 전시합니다. 표범 가죽을 그린 그림으로 만든 병풍도 포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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