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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단청 공부

민화 화병도 집안에 평화와 복을 동시에 불러오다

by 아오_ 2022. 5. 24.

수덕사 화병도 모사품
화병도 충남 예산군 수덕사 대웅전 그림 모사품 국립중앙박물관

이 그림의 정의와 상징에 대해 알아보며, 이 그림이 의미하는 것을 살펴봅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꽃의 의미도 알아보며, 화병에 두른 매듭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화병이 등장하는 작품과 화병과 불교와의 관계도 간략하게 살펴봅니다.

1. 화병도(vase-painting) 정의

꽃을 담은 그릇을 그린 그림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꽃을 장식하기 위해 만든 화병(花甁 vase)은 한자어 꽃 화(화) 자와 병, 단지를 뜻하는 한자어 병(甁)자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화병은 보병(寶甁 Bobyung)이라고 불렀습니다. 꽃병 혹은 물병을 아름답게 부르는 말로 한자어 보배 보(寶)자와 병을 의미하는 병(甁)자를 사용하였습니다. 글자의 의미 그대로 《보배》가 가득 찬 병을 말합니다. 화병(花甁 vase)은 또한 만병(滿甁 Manbyung)이라고도 불립니다. 가득 찼다는 의미로 한자어 차다 만(滿)자와 항아리 병(甁)자를 사용했습니다. 바라는 모든 것이 충만하게 들었다는 의미로 상서로운 기운과 함께 원하는 대로 어떤 것이든 이루어진다는 뜻을 내포할 수 있습니다.

2. 상징과 의미

화병(花甁 vase)과 같은 말인 《보병(寶甁 Bobyung)》 중국 발음으로 파오핑(paoping)으로 발음합니다. 보평(保平)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보평(保平)은 한자어 지킬 보(保) 자와 편안하다는 평(平)자를 사용하여 평안함을 보존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므로 화병도(vase-painting) 도는 집안의 평화를 상징하는 그림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민화(民畫 folk painting)에서 화병도(vase-painting) 는 집안에 평화와 복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그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화병도(vase-painting) 꽃의 의미

화병(花甁 vase)에 부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 모란이 함께 있으면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으며 집안이 평안한 상태인 《평안부귀(平安富貴)》를 의미합니다. 부처님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불수감(佛手柑 Fingered citron)이라고 하는 열매가 있습니다. 이 불수감(Fingered citron)과 석류를 화병에 함께 그리면 오래 살고 아들을 많이 낳는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로부터 살구 꽃은 관직에 등용된다는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화병에 살구 꽃을 같이 그려 나라에서 보는 시험에 합격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3. 화병에 두른 매듭

화병 중간에 보자기 같은 것을 둘러 매듭을 지은 민화가 가끔 보입니다. 화병에 두른 매듭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예전부터 꽃나무가 들어간 화분을 보내는 행동은 축하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병에 이런 띠 매듭을 두른 것은 축하와 완성을 의미합니다.

4. 화병이 등장하는 작품

모란도(牡丹圖 peony-painting), 모란 화병도(peony-vase-painting)

모란을 화병(花甁 vase)에 장식된 모습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종이에 색을 칠했습니다. '복(福 Lucky)'자가 화병 가운데에 아주 크게 새겨졌습니다. 앙 옆으로 두 개의 용의 머리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화병을 놓고 중앙으로 뻗어 올라간 모란은 주황색과 노란색, 흰색 꽃을 피웠습니다. 현재 이 그림은 국립민속박물관에 있습니다. 아래에 첨부된 그림입니다.

화초 운수가 좋을 징조 무늬 문자 패턴 병풍 자수 본(花草 吉祥 文字紋 屛風 繡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8폭 자수 병풍의 종이 본입니다. 자수를 놓을 때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름을 먹인 종이에 먹으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화초가 담긴 화병 16개가 글자 16자와 함께 그려졌습니다. 화병에 그려진 꽃의 종류는 모란과 매화, 맨드라미와 민들레 등으로 종류가 40종이나 됩니다.

수덕사 벽화 모사도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수덕사의 대웅전 동쪽 벽과 서쪽 벽에 그려진 고려시대 벽화를 따라 그린 것입니다. 실제 모습은 소실되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화병의 형태는 연꽃 잎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화병에는 야생화들이 꽂혀 있습니다. 부처님을 위한 공양의 성격으로 그린 그림으로 보입니다. 화려하고 정갈하게 꽃이 화병에 꽂힌 모습에 고려시대 벽화가 우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사한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a painting of a shrine that is a Confucian shrine)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에도 화병에 모란이 담겨있습니다. 유교의 영향으로 인해 제사 지내는 것이 중요했던 조선 후기에 그림을 통해 조상에 대한 효도를 표현했습니다. 사당을 대신한 그림, 이동식 사당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소장품입니다. 이 글의 대표 이미지로 첨부되었습니다.

5. 화병과 불교

불교에서는 화병을 《현병(賢甁, Hyunbyung)》 이라고 불렀습니다. 현(賢)자는 올바르고 착하다는 의미의 선(善) 자를 의미하여 《선병(善甁 Seonbyung)》 이라고 했습니다. 강화도의 사찰인 정수사의 대웅전에 보면 꽃을 새기고 깎아서 만든 문이 있습니다. 꽃을 새기고 깎아서 만든 문에는 꽃 뿐만이 아니라 화병(花甁 vase)도 같이 새기고 깎아서 만들었는데  이것은 꽃을 부처님께 공양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찰 강당 문에 새기고 깎아서 만든 수많은 꽃은 모두 부처님의 모습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부처님을 향한 사람들의 기쁜 마음을 담은 《공양화(부처님께 바치는 꽃)》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병도예시
화병도, 모란화병도, 모란도 국립민속박물관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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