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민화 단청 공부

연화도, 민화 속 연꽃이 가진 숨은 의미와 상징

by 아오_ 2022. 6. 12.

연화도
연화도, 화조도 국립고궁박물관

이 그림의 정의와 연꽃과 수련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 그림의 소재인 연꽃의 특징과 불교와 연꽃, 유교와 연꽃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민화에서 연꽃과 같이 그리는 소재와 그것이 상징하는 것에 대해 알아보며 연꽃과 관련된 그리스 신화와 《심청전》에 대해서도 아주 간략하게 알아봅니다.

1. 민화 「연화도」의 정의와 분류

연못의 수면 위로 올라온 커다란 꽃과 잎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하얗게 핀 꽃의 꽃잎을 살펴보면 끝 부분은 붉게 물들여져 있습니다. 진흙을 뚫고 올라온 꽃과 잎은 먼지 한 점 붙어있지 않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연꽃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연화도」는 연꽃을 그린 그림입니다. 연꽃이 그려진 그림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볼 수 있는데 다양한 연꽃 문양의 연꽃 패턴이 있었다고 합니다. 연꽃을 중심 주제로 하여 그리기 시작한 것은 조선 시대 중기로 볼 수 있습니다. 연(蓮)은 물 위로 줄기가 솟아올라 커다란 꽃이 피어나는 《하화(荷花)》와 수면 위에 잎이 떠 있고 꽃이 수면에서 피어나는 《연화(蓮花)》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연꽃이라 불렀던 것은《 하화(荷花)》였으며 이러한 이유로 「연화도」를 「하화도(荷花圖)」라 불렀습니다. 연꽃과 수련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화도」는 연꽃 만을 주제로 한 그림과 연꽃과 물고기, 조류, 갑각류 등을 함께 그린 그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먹으로 그린 그림과 색을 사용한 그림으로 나눌 수 있는데 먹으로 그린 그림은 주로 문인 화가들이 많이 그렸으며 색이 들어간 그림은 궁중 회화에서 내려와 서민 민화로도 많이 그려졌습니다. 「연화도」는 보고 즐기기 위한 그림으로 상징성을 내포하는 것이 많아 특히 병풍으로 많이 만들어졌는데 연꽃이 종자를 많이 맺어 아이를 많이 낳기를 기원하는 징표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2. 첨부한 「연화도」

사진의 「연화도」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병풍입니다. 4폭의 병풍에는 연꽃이 피어난 연못에서 새와 오리가 놀고 있습니다.

3. 연꽃(Lotus)의 특징

연꽃 과에 속하는 여러 해를 사는 식물로 원산지는 인도로 추정됩니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중부의 아래 지역 연못에서 자라고 논과 밭에서 재배하기도 합니다. 연꽃의 뿌리 줄기는 굵고 옆으로 뻗어나가며 마디가 많고 가을에는 특히 끝 부분이 굵어집니다. 잎은 뿌리 줄기에서 뻗어 나오며 지름 40 cm 내외로 원형에 가까우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물에 젖지 않습니다. 잎맥은 한 가운데 중심에서 사방으로 바퀴의 살처럼 뻗어나가는 모양으로 퍼지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잎을 받치고 줄기에 붙어있는 자루의 겉에는 가시가 있으며, 그 안의 구멍은 연근의 구멍으로 통과합니다. 연꽃은 7월에서 8월에 붉은색이나 백색으로 피며 꽃 줄기 끝에 한 개가 달리며 지름은 15 cm에서 20 cm입니다. 꽃 줄기에는 가시가 있습니다. 꽃 받침은 녹색이며 네 개에서 다섯 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집니다. 열매는 꽃 받침의 구멍 속에 들어있으며, 길이 2 cm 정도의 타원 형태에 검은색입니다. 연꽃의 열매는 물이 빠진 연못의 바닥에서도 끈질길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실제 사례로 2009년 경상남도 함안의 성산 산성에서 약 700년 전 고려 시대의 연꽃 열매(씨앗)가 출토되었습니다. 그 연꽃 씨앗으로 꽃을 피웠으며, 함안 지역이 옛날 《아라가야》라는 것에 이름을 따와 《아라연꽃》또는 《아라홍련》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연꽃의 땅속의 줄기는 연근입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의 함량이 높아서 여러 가지 요리에도 쓰이고 설사를 치료하고, 위의 기능을 촉진하고 조절하는 약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연꽃의 익은 열매는 오래전부터 설사를 멈추게 하고 기력을 보충하며 심신을 안정하는 등 약재로 사용되었습니다. 연꽃의 잎은 그 잎을 싸서 만든 밥이나 차로도 마시며, 약재로 여름 설사와 두통, 아이를 낳은 후에 혈액이 한 자리에 머물러 생기는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에도 사용됩니다. 연꽃을 국화로 지정한 나라는 인도와 베트남, 몽골 등이 있습니다. 이집트가 원산지인 수련과 구별하는 방법은 잎과 꽃의 위치로 알 수 있습니다. 연꽃은 수면 위로 잎과 꽃이 떠 있으며, 수련은 수면에 잎과 꽃이 붙어있습니다. 연꽃의 꽃말은 소원해진 사랑과 깨끗한 마음 외에도 신성, 맑고 깨끗함, 침착 등이 있습니다.

4. 불교와 연꽃

불교 미술의 주요 문양으로 많이 사용되어 온 연꽃은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탄생을 알리는 꽃으로 생명의 근원을 의미하며 자비를 상징합니다. 또한 생명이 있는 것은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는 사상을 뜻하기도 하여 불교의 교리를 상징하는 《만다라》로 표현되었습니다. 《만다라》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만다라》를 그리는 것 자체가 명상이며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불교의 도를 닦는 사람을 이 명상을 통하여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여 최고의 깨달음을 얻는 곳으로 안내하는 지도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들여온 불교의 극락 세계에서는 신성한 연꽃이 자라는 연못이라 생각하여 사찰 안에 연못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조각이나 스님이 연꽃 위에 앉은 모습이 그림이 많이 남아 있으며 제작도 하고 있습니다.

5. 유교와 연꽃

유교에서 연꽃은 군자와 선비를 의미합니다.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이라는 사람이 썼다는 글에는 연꽃을 숭상했습니다. 연꽃이 진흙 속에서도 진흙에 물들지 않고 깨끗한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꽃을 군자의 꽃으로 표현했습니다. 진흙에 물들지 않고 곧게 뻗은 연꽃의 줄기는 선비의 지조와 충성스러운 마음을 상징하였으며, 속이 뚫려있는 연꽃의 줄기는 투명함을 의미하였습니다. 잔 가지 없이 뻗은 줄기와 군더더기 없이 피어난 연꽃은 우뚝 서 있는 군자와 닮았다고 하여 많은 선비가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6. 민화에서 연꽃과 짝을 짓는 소재의 의미

연꽃과 연꽃의 열매, 연의 뿌리를 그린 그림은 좋은 인연으로 하루빨리 아들을 낳는 것을 기원한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보통 식물들이 먼저 꽃이 핀 다음 열매를 맺는데 연꽃은 꽃과 열매가 같이 자라는 식물로 연속적으로 귀한 아들을 낳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연화도」에서 연꽃과 물고기를 그린 그림은 남녀의 행복을 상징하고 부부의 행복을 기원하였습니다. 연꽃과 물고기는 행복한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연꽃의 열매와 그 열매를 쪼는 물총새를 그린 그림은 아들을 얻는 것과 출세를 기원하는 의미였습니다. 연꽃의 열매를 쪼는 행위가 씨앗을 얻는 것을 의미하며 잉태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연꽃과 갑각류를 그린 그림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연꽃이 새우, 게와 같은 갑각류와 함께 그려진 것은 서열에서 으뜸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연꽃이 무더기로 피어있는 그림은 땅 속 깊이 뿌리내린 결과로 왕성한 줄기와 이파리와 커다란 꽃은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연꽃과 어린 남자아이를 그린 그림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사상이 지배적이었던 조선 시대에는 아들을 낳기를 기원하며 어린 남자아이와 연꽃과 함께 그려 넣은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7. 기타 연꽃 관련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올림포스 12신 중 최고의 신으로 나오는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의 침대로 연꽃이 사용되었습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술의 신 디오니소스 사이에 태어난 신 프리아포스는 《로터스》 요정을 보고 반하여 구애를 했습니다. 그의 구애를 피해 도망치던 《로터스》라는 요정이 신의 도움을 받고 연꽃으로 변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 작품인 《오디세이아》에서는 먹으면 모든 걱정이 사라지고 고향에 돌아갈 생각이 들지 않는 식물로 연꽃이 등장했습니다.  《오디세이아》에서는 연꽃과 연꽃의 열매를 먹는 사람을 몽상가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고전 소설 《심청전》에도 연꽃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맹인인 아버지가 앞을 보게 하고 싶어 공양하는 마음으로 바치는 쌀 300석에 몸을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은 물에 빠졌지만 죽지 않고  용왕이 사는 용궁에 살게 되었습니다. 심청이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용왕은 큰 연꽃을 준비하여 심청이가 연꽃을 타고 용궁 떠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