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과 잘 어울리는 민화는 거대하고 푸른 잎이 돋보이는 「파초도」를 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파초》를 그린 민화 작품과 《파초》는 어떤 식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파초도」의 의미와 상징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불교와 도교의 《파초》 무늬와 여덟 가지 보물과의 관계와 옛날 사람들은 왜 《파초》를 좋아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파초도」 작품
《파초》는 선비들이 즐겨 그리던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뜻하는 사군자와 함께 많이 그려졌습니다. 사군자처럼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모습을 《파초》의 모습에 이입했습니다. 《파초》는 꽃을 그린 그림인 「화훼도」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책거리 그림에도 많이 그려져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고 합니다. 「파초도」 그린 조선의 화가는 정선, 심사정, 김홍도, 장승업 등이 있으며, 조선의 왕인 정조도 「파초도」를 그렸습니다. 정조의 「파초도」는 바위 바로 옆에 자란 《파초》를 먹으로 그렸습니다. 첨부한 그림은 조선 후기의 문인 화가 강세황이 그린 「파초도」 그림입니다.
2. 《파초》는 어떤 식물인가?
잎이 길고 넓은 《파초》는 잎을 감상하는 식물인 《관엽 식물》에 속합니다. 《관엽》 식물은 한자어 볼 관(觀) 자에 잎 엽(葉) 자를 사용하여 잎의 모양과 컬러가 아름다워 눈으로 감상하는 용도로 재배하는 식물을 뜻합니다. 《파초》는 주로 온대 지역에서 자라며 높이는 5m 정도까지 자랍니다. 《파초》의 잎은 긴 타원 모양입니다. 《파초》의 잎은 처음에 둥그렇게 말려 있다가 활짝 퍼진다고 합니다. 잎의 길이는 1m에서 2m 정도 되며, 잎의 폭은 이보다 좁습니다. 3년에서 5년 정도 자란 《파초》는 꽃을 피울 수가 있습니다. 《파초》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다음 해에 그 부분이 말라서 죽는데 그 옆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 다시 큰 줄기로 자랍니다. 이 과정이 약 18번 정도 반복되어야 《파초》의 생명이 진정으로 끝이 납니다. 이에 따라 《파초》의 일생이 사람의 일생과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 《파초》가 상징하는 것
온대 지역에 사는 《파초》를 우리나라 남부 지역이 아닌 곳에서 재배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문인 양반 계층은 자신의 집 정원에 《파초》를 심어 감상하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매년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파초》는 말라서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봄이 찾아오면 죽은 줄만 알았던 《파초》가 새로운 싹이 돋아나면서 다시 자라났습니다. 《파초》는 잎의 중심에서 계속 새로운 싹이 돋아나 다시 살아나는 특성이 있습니다. 《파초》는 거의 죽을 뻔한 상황에서 살아 돌아온다는 것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기사회생이라고 합니다. 기사회생을 상징하는 《파초》는 불에 탄 뒤에도 다시 살아날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파초》는 기사회생과 강인한 생명력, 변하지 않는 의리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파초》는 잎이 넓어 그 잎으로 인해 부귀를 상징합니다. 부귀를 상징하는 것과 반대로 《파초》는 불교에서 속세를 떠나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사찰에 뜰에 《파초》를 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달마대사와 그의 제자 신광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에서 《파초》를 심는 유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4. 여덟 가지 보물과 《파초》
《팔보》는 여덟 가지 보물, 《보배》를 뜻하는 말로 불교 의식에서 사용했던 여덟 가지 물건을 모아서 좋은 운수를 가져온다는 도안으로 만들었습니다. 좋은 운수를 가져오는 것을 《길상》이라고 합니다. 여덟 가지 보물로 만든 좋은 운수 무늬에는 구슬과 옛날 돈, 악기(경쇠)가 있습니다. 다른 좋은 운수 무늬는 보자기의 네 귀퉁이나 끈에 다는 금으로 된 종이로 만든 장식품인 방승, 물소의 뿔로 만든 술잔과 솥, 영지버섯, 구름도 있습니다. 붉은 단풍잎과 쑥 잎, 《파초》의 잎 등이 《길상 무늬》에 포함됩니다. 이같이 여러 개의 무늬 중에서 여덟 가지를 선택하면 팔보가 됩니다. 여덟 가지 보물은 도교 신선 사상에서 여덟 신선의 소지품으로 나타납니다. 호리 병과 연꽃, 타악기 어고, 음양 판과, 피리, 꽃 바구니, 검, 파초의 잎 모양으로 만든 부채인 《파초 부채》가 있습니다.
왜 옛날 사람들은 파초를 좋아했을까?
위에서 알아본 것과 같이 《파초》의 다양한 상징성 때문에 옛날 사람들은 《파초》를 정원에서 기르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히는 빗방울이 《파초》 잎에 떨어지는 것을 보며 그 소리를 즐겼다고 합니다. 이태준이 쓴 수필인 「파초」에 《파초》가 만들어준 그늘로 인해 뜨거운 여름에도 서늘함을 주고 비 오는 날에는 빗방울 튕기는 소리가 좋다고 묘사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양반(귀족)의 집 정원이나 사찰의 뜰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파초》는 귀한 식물로 생각해서 친한 사이에서만 분양했다고 합니다. 《파초》는 약재로도 사용했습니다. 《파초》의 잎과 뿌리를 삶아 즙으로 만들어 마시면 몸에서 물을 배출하는 작용, 해열 작용 등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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