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에 대해 알고 그것이 상징하는 의미를 살펴보며, 우리나라 민화에 그려진 포도의 특징과 포도를 소재로 그린 그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포도
조선 시대 문인들이 먹으로 그린 그림으로 많이 그린 포도는 우리나라에 고려 시대에 들어온 것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서아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진 포도는 따뜻한 지방에서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포도는 잔치에서 즐겁게 술을 마신다는 한자어 포(葡) 자와 즐겁게 술을 마시고 취한다는 한자어 도(萄) 자가 합쳐서 만든 글자라고 합니다. 석류처럼 비단길을 통해 전해진 과일로 동양과 서양이 교류한 흔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는 술의 신 바쿠스가 포도를 와인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선 시대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 포도를 즙으로 만들어 술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폼페이의 벽화에도 유리 그릇에 담긴 포도가 그려졌다고 합니다. 먹을 가는 도구의 문양과 도자기나 걸상의 장식에 원숭이와 포도 문양을 넣기도 했는데 원숭이를 가리키는 한자어와 원숭이 후(猴)자가 제후(Feudal lords)의 후(侯)자가 발음이 똑같아 높은 관직을 얻는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포도는 동양과 서양에서 모두에게 사랑 받는 과일로 조각이나 문양, 그림과 같은 예술 작품으로 활용했습니다. 포도 당초 무늬는 포도의 열매, 잎, 덩굴로 구성했습니다. 이 문양은 예수님의 수난을 상징하여 성당의 내부 장식과 돌로 만든 관에도 장식했습니다. 비단길로 중국에 전해진 이 문양은 우리나라를 거쳐 7세기 무렵에 일본에 전해졌다고 합니다. 포도 덩굴은 그 생명력으로 인해 연속되는 임신을 의미하고 포도송이는 자식을 많이 낳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의 포도는 수원과 뚝섬에 유럽과 미국의 포도나무를 도입해서 개량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는 곳은 경상북도이며, 일반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포도의 품종은 캠벨과 거봉 등이 있습니다.
2. 민화에 등장한 포도와 포도의 상징
먹으로 포도를 그린 그림은 중국의 송나라 밀기에서 원나라 초기에 활동했던 승려 일관이 처음 그렸다고 합니다. 먹으로 그린 포도가 승려나 문인들 사이에서 많이 그려졌습니다. 포도는 풍요와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을 상징하여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에서 포도를 그린 그림이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포도는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조선 시대 초기부터 조선 시대 후기까지 지속해서 그려졌습니다. 민화에서 그려진 포도의 모습은 포도를 그리는 방법이나 넝쿨을 단순화시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림에서는 특히 덩굴과 포도송이를 두드러지게 그려 아이를 많이 낳는 것과 풍요를 강조했습니다. 포도 덩굴은 자손이 대대로 이어지며 번성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책거리」나 「책가도」와 같은 민화에도 포도가 등장하는데 포도를 그릇 안에 넣어 그리고 아이를 많이 낳기를 바라는 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포도도」로 만든 병풍은 집안 잔치에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3. 포도 그림을 그린 화가
조선 전기에 포도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는 이유(李瑀)(1469년~1517년)와 신참(申潛)(1491년~1554년), 신사임당(申師任堂)(1504년~1551년)과 황집중(黃執中)(1533년~미상), 권경(權擎)(1429년~1482년)이 있습니다. 이 화가들의 포도 그림은 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먹으로 그렸는데 특히 황집중의 그림이 유명했습니다. 묵으로 그린 그의 「포도도」는 묵으로 매화를 그리거나 대나무를 그리는 것처럼 포도를 그림의 주요 소재로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신사임당이 그린 포도는 우리나라 화폐 오만 원 지폐에 인쇄되었습니다. 조선 중기에 포도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는 이계호(李繼祜)(1574년~1645년 이후), 홍수주(洪受疇)(1642년-1704년), 심정주(沈廷冑)(1678년~1750년)와 그의 아들 심사정(沈師正)(1708년~1769년), 강세황(姜世晃)(1713년~1791년)과 이인문(李寅文)(1745년~1824년 이후)이 있습니다. 홍수주는 비단에 먹물을 올리고 금을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 아교에 갠 것과 소나무의 꽃가루로 포도를 그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금으로 빛나는 것 같은 포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에는 최석환(崔奭)(1808년~미상)이 있습니다. 평생을 포도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글에 첨부한 민화는 최석환이 묵으로 그린 「포도도」로 12폭의 병풍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용이 움직이는 것 같은 S자 형태를 한 포도 줄기와 넝쿨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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