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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단청 공부

민화 삼여도 세 마리의 물고기 그림의 의미

by 아오_ 2022. 6. 22.

민화에서 물고기 그림의 의미를 살펴보고, 특히 물고기를 소재로 한 폭에 세 마리를 그린 그림의 의미에 대해 알아봅니다. 그리고 첨부한 그림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봅니다.

1. 물고기 그림의 의미

물고기는 눈꺼풀이 없기 때문에 눈을 감을 수가 없는데 물고기가 이렇게 눈을 감지 않는다고 하여 옛날 사람들은 나쁜 기운이나 도둑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다락방에 물고기 그림을 걸었는데 이는 다락방에 귀하고 소중한 물건을 보관했기 때문에 다락방으로 들어가는 물에 물고기를 그린 그림을 붙였다고 합니다. 쌀과 같은 곡식을 담아두는 나무 가구에 물고기 형태를 한 자물쇠를 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서랍의 손잡이에도 물고기 형태를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물고기가 상징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고기가 눈을 감지 않음은 불교에서도 잠을 자지 않고 열심히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인 풍경(Punggyeong 風磬)과 나무를 잉어 모양으로 만들어 매달아 두드리는 기구로 쓰는 《목어》, 불교 의식 때 두드려 소리를 내는 기구인 목탁(木鐸)을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물고기는 상상 속의 물고기인 《비목어(比目魚)》로 인해 부부간의 사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비목어(比目魚)》는 눈이 한 개만 있어 암컷과 수컷이 함께 움직여야 헤엄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물고기 두 마리가 헤엄치는 그림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했습니다. 물고기는 많은 알을 낳는 특성으로 인해 많은 아이를 낳는 것을 상징하여 병풍으로 만들어 주로 신혼부부의 방을 장식했습니다. 배가 부른 물고기는 매우 넉넉함을 뜻하는 풍요를 상징했습니다. 그래서 여인이 몸을 치장하는 데 쓰는 물건인 장신구(裝身具)로 삼작 노리개(세 개의 노리개가 하나가 되게 만든 것)가 있는데 이 물건에 두 마리의 물고기를 달아 장식했습니다.

2. 물고기 세 마리를 그린 민화

민화에서 물고기를 그린 그림 중에 세 마리의 물고기를 한 폭에 그린 그림을 「삼여도」라고 합니다. 《삼여(三餘)》란 책을 읽기에 적당한 세 가지 한가한 때로 겨울과 밤, 비가 올 때를 뜻합니다. 한자어 고기 어(漁)자와 남을 여(餘)자의 읽는 소리가 같은 점을 이용하여 물고기를 한자어 여(餘) 자의 뜻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중국 삼국 시대의 인물에 대해 쓴 역사 책인 삼국지는 위지(魏志) 30권, 촉지(蜀志) 15권, 오지(吳志) 20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삼국지의 위지(魏志)에서 중국 위나라 학자이자 정치가인 왕숙(王肅)이라는 인물 이야기에 동우(董遇)라는 사람에 관련한 내용이 나옵니다. 동우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는데 성격이 겸손하고 남에게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는 형인 계중(季中)과 더불어 행상을 하고 농사도 지으면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손에 책을 들고 공부하여 관직에 오르며 현재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도 자리에 오릅니다. 이런 그에게 배움을 청하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그들에게 그는 남에게 배우기 전에 먼저 그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 그 책의 뜻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하자 제자 중 한 사람이 책이 있어도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동우는 사람에게 책 읽기 좋은 세 가지 시간이 있는데 겨울은 한 해의 여유 시간이며, 밤은 하루의 여유 시간이고, 비가 올 때는 평상시의 여유 시간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비가 올 때 농사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가 올 때 여유 시간이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삼여(三餘)》이며 학문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세 가지 시간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삼여도」는 물고기 세 마리를 그려 세 가지 여유를 물고기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민화에서 물고기를 그린 그림을 보면 물을 그려야 하는 곳에 물 대신 물고기 세 마리를 그린 그림이 있는데 위의 이야기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3. 첨부한 그림

사진에 보이는 이 그림은 우리나라 일제 강점기에 그려진 그림으로 8폭 병풍에 들어간 그림 중 하나의 그림입니다. 정재(pen name 鼎齋) 최우석(崔禹錫)(1899년~1964년) 화가가 그린 그림입니다. 이 병풍에 들어간 그림의 소재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폭은 옛날 그릇과 꺾은 꽃나무 가지 등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폭은 유래가 있는 옛날 일에 등장하는 인물을 그렸습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폭에 물고기를 그렸습니다. 이 폭 중에 물고기 세 마리를 그린 그림이 첨부한 그림입니다. 일곱 번째 폭에는 동물을 소재로 그렸습니다. 여덟 번째 폭에는 꽃과 새를 소재로 그렸습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 있는 병풍입니다.

삼여도
정채 최우석 물고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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